그림 이야기2011/04/18 08:45







다른 곳보다 온도가 1~2도 정도 낮은 산 아래 우리동네 나무들에도 새순이 돋고있다. 겨우내 말라서 부러질듯 하던 가지에 물이 오르고 빛깔이 제법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나뭇가지 듬성듬성 숨통을 열고 튀어나오는 여린 몽우리. 하지만 그저 여리지만은 않다. 또다시 세상에 제 몸을 부비며 살고자 하는 그 생명이 참으로 갸륵하다. 사철 내내 푸르러서 화단에 많이 심곤 하는 상록수들도 겨울엔 좀 푸석푸석하다. 이제 그들도 겨울잠을 털고 연두빛 새싹을 틔우는 다른 나무들과 더불어 싱싱한 초록을 만들어 내겠지. 꽃구경은 잠시, 계절을 보내고 맞으며 변하기도 하고 그대로이기도 한 나무들을 보는 재미는 이제부터다. 

종려주일이 지나며 보니 어린 나귀를 탄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반기어 맞으며 흔들었던 종려나무는 주변에 없는듯 하다. 귀에 익숙한 종려나무가 눈에는 익숙하지 않다. 아무래도 예루살렘과는 달리 우리 토양과 환경에 잘 맞는 나무가 아니라 그런가 보다. 종려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혹시 보고도 몰라서 지나쳤는지, 아니면 지금은 사라진 나무인지 궁금하던 참에, 나무 이야기 좋아라 해서 가끔 들어가보는 산림청 블로그에 성경에 나오는 종려나무에 대한 소개가 있어 반갑다. 종려나무. 아주 생소한 나무는 아니다. 열대 분위기나는 야자나무같다. 그러고보니 부활절 꽃꽂이에 배경으로 깔리던 나무줄기가 기억나는 듯도 하다. 유난히 신경을 쓴 듯한 강대상의 부활절 꽃꽂이 장식에 뻣뻣하고 멋대없는 나무줄기가 좀 안 어울리지않나 했던 것도 같은데... 사순절 즈음에 핀다는 수선화나 흰 백합과 종려나무 가지를 함께 어울려 장식했던 꽃꽂이 권사님의 깊은 뜻을 몰랐었다, 그 땐.  

원래 식물학적으로 종려나무라 부르는 나무가 있고 성경 속에서 말하는 종려나무는 대추야자나무를 가리키는 거란다. 열대에서 흔히 코코야자를 연상하지만 중동에서는 오아시스 주변에 우뚝 선 대추야자를 일컫는 말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로 예부터 그곳의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도시로 알려져 있는 '여리고'를 성경에서는 종려나무 성읍이라고 지칭하고 있다(신 34:3, 왕상1:16. 3:13, 대하 28:15).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위치가 확실하지 않았으나, 근래의 발굴로써 대추야자의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여리고'의 위치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출처:최영전, <성서의식물>)

오아시스에 무성하던 대추야자, 종려나무. 백성에게 열매는 식량으로 줄기는 목재로 골고루 귀한 쓰임을 주던 나무.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그를 맞는 백성들이 승리와 환희의 표상으로 흔들던 종려나무 가지... 하지만 그 기쁨의 잔치였던 예루살렘 입성에 이어 예수의 고난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고난의 종결, 십자가. 사진으로만 본 종려나무를 그리며 난 고난에 앞서 종려주일의 기쁨을 좀 오래 끌고 싶다. 예수의 승리와 환희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던 백성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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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car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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