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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

안녕들 하십니까 "안녕들 하십니까" 1219 서울 시청 앞 촛불 더보기
돌아온 들국화, 떠난 '하늘 북잡이' 12월 되니 공연장 쫓아다니기 바쁘다. 이번 주말과 휴일엔 음악회만 세 번 갔다. 클래식, 재즈, 뉴에이지로 전부 다른 장르다. 리뷰 원고 압박만 아니라면 귀 호강하는 나날이다. 그런데 그 생생한 공연을 다녀오고도 정작 주말 내내 나를 사로잡은 음악 소식은 내 어린 시절의 노스텔지어 들국화였다. 어머! 새 앨범이 나왔단다. 정말 걷고 다시 걷고, 피고 다시 피는 그들. 신문의 전면광고가 반가운 나머지 지난 신문들과 뭉쳐 재활용 수거함에 버리기 아까워서 방에 붙여놨다. 그들을 처음 만났던 고등학생 시절 그때처럼. 가요보다는 팝을 좋아했고 한술 더 떠 메탈과 록을 찾아 듣던 시절, 외국 밴드와 그룹만 좋아하다가 한국 그룹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좋아했던 그들이다. 그래 봐야 콘서트 2번 갔고 LP 산 게 다.. 더보기
대니 보이 아이리시 테너라는 청년들이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열두 명이 한 줄로 선 듯 앉은 듯 의자에 한쪽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첫 곡을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의자가 아일랜드 식탁 앞에 놓는 스툴이다. 노래하는 이들을 위해 종종 무대 위에 놓이는 의자이긴 한데 우연한 일치로 아이리시 테너를 위한 아일랜드식 소품이 되었나 싶은 생각이 스쳤다. 그 위에 걸터 앉아 한껏 폼 잡는 젊고 건장한 남자 테너 열두 명. 조명이 켜지자마자 누구의 인상이 제일 좋은지, 누가 내 스타일인지 빠르게 스캔했다. 진지하게 혹은 예리하게 보거나 이도저도 안 되면 감성에라도 푹 빠져야 리뷰를 쓸텐데, 잠시 딴짓했다. 그런데 그마저 쉽지 않았다. 날로 눈이 침침해져서 스타일 고르는 눈썰미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 덕분에 정신 차리.. 더보기
문상 서울 변두리, 허름한 동네 병원의 장례식장은 썰렁했다. 문상객이 별로 없는 낮이라 그랬을까? 가족, 친지처럼 보이는 사람들만 몇 있을 뿐이었다. 장례식장에 갈 때마다 과시와 낭비라고 생각했던 화환 하나 없는 게 그렇게 쓸쓸할 줄이야. 두리번거리며 들어서는 나를 그녀가 먼저 발견하고 아는 체를 했다. 셔츠 위에 덧입은 검은 상복이 헐렁하도록 마르고 초췌한 그녀. 나를 언니라 부르는 나이의 그녀에게 이번이 세 번째 초상이다. 한창나이에 갑작스럽게 발병하고 딱 일 년 만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남편은 우리 부부의 친구이기도 했다. 남편이 떠난 얼마후 7년간 거동 못 하신 채 병상에 계시던 그녀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오래도록 엄마를 병구완하시던 중에 암 판정을 받으셨던 아버지가 엄마 돌아가신 후 몇 달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