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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그들이 세운 증오비를 아십니까'

 

가족이 모인 주말과 휴일 동안 우리 집 밥상머리 화제는 '베트남'이었다. 딸이 다음 주에 국제 봉사 활동으로 베트남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7박 8일에 걸친 일정동안 봉사를 한다면 얼마나 하겠냐 싶기도 하고 굳이 외국으로 봉사를 가는 것도 탐탁지 않았지만, 프로그램 기획과 활동 등 세부 준비부터 여러 가지 경험과 추억은 되려니 싶어 반 억지로 눈감아주고 있던 참이었다. 그렇다해도 어쨌든 처음 가보는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 줄은 어느 정도 알고 가야 되지 않겠냐는 얘기를 했다. 현재 얼마 안 남은 공산국가 아닌가요? 딸이 제법 무게감 있는 아는 척을 했지만, 공산권이 무너지고 시장경제체제로 들어갔으니 그것도 옛말 됐다. 하지만 거기까지. 얘기를 꺼낸 나와 여행을 가는 당사자가 길게 할 말이 없었다. 아는 게 없었다. 이번 주에는 베트남에 관해 좀 알아보자는 말로 후다닥 마무리했다. 그러고는 휴일이 끝나갈 무렵 딸이 학교로 돌아가고 주말에 못다 읽은 신문을 펼쳤는데, 베트남 관련 기사가 커버스토리로 실려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아... 뭉클한 이야기.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아픈 기억을 남겼다는 것과 하나의 역사를 다르게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기사였다. 제대로 알고 다시 생각해봐야 할 진실이 아닌가 싶다. 딸과 함께 진작 읽어볼걸.

 

'그들이 세운 증오비를 아십니까'